신부님을 기억하며

나눌 수 있어 행복한 사람, 이태석

이태석 신부가 선종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누님 한 분이 이런 질문을 해 왔습니다.

“태영 신부, 자네도 신부이니 묻고 싶은 게 하나 있어요.
하느님께서는 사랑을 실천하면서 착하게 산 이태석 신부를 왜 젊은 나이에 일찍 데려 가셨는지,
나는 아무리 생각해도 그 이유를 알 수가 없네요.”

저는 이렇게 대답하였습니다.

“ 하느님께서는 이태석 신부가 가장 아름다울 때 데려 가기를 원하신 것 같습니다. ”

동생을 떠나보내고 저희 유가족은 참으로 혼란스러웠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하느님의 뜻을 조금씩 헤아릴 수 있었습니다.
다큐멘터리 울지마톤즈를 본 많은 사람들이 국경, 이념, 종교를 초월해
이태석 신부의 삶에 공감하고 감동의 눈물을 쏟아냈기 때문입니다.

 

이태석 신부도 처음에는 톤즈의 열악한 환경 때문에 몸과 마음이 무척 힘들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브라스 밴드를 가르치면서 그 생각이 바뀌었다고 말합니다.
악기가 서로 어우러져서 아름다운 음악을 만들어 내듯이
자신의 삶도 톤즈 주민과 함께 할 때 아름다운 삶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은 겁니다.

 

이태석 신부는 남수단에서 행복했던 이유를 이렇게 고백합니다.

“ 첫번째 기쁨은 순수한 마음으로 톤즈 사람들에게 사랑을 나누는 기쁨입니다.
두번째 기쁨은 나눔을 받은 사람들이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는 기쁨, 즉 되돌아오는 기쁨이 그것입니다. ”

이태석 신부는 의사라는 직업을 버리고 성직자의 길을 택했습니다.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가난하고 전쟁으로 고통받는 아프리카 톤즈로 떠났습니다.

하느님 나라의 행복 정석은 참으로 역설적인가 봅니다.
버리면 없어져서 나눌 것이 없어져야 하는데 오히려 버릴수록 나눌 것이 더 많아지니 말입니다.

보잘것없는 자신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사랑과 나눔의 기쁨이
그토록 열악한 환경에서도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해준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태석 신부는 휴가 때 가족과 함께 외식을 하면 버려지는 남은 음식을 보고 무척 안타까워했습니다.

“ 버려지는 것 중 1%만이라도 나누어 주면, 톤즈에서 잘 쓸 수 있을텐데! ”

우리는 가진 것이 있어야만 나눈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가진 것이 없어서 나누지 못하는 것일까요?

가진 것이 없어서 나누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이 부족해서 나누지 못하는 것은 아닐런지요?

저는 동생의 삶이 참으로 부러웠습니다.

사랑을 위해 모든 것을 다 쏟아부을 수 있는 삶 이었으니 말입니다.
비록 길지 않은 삶을 살았고, 열악한 환경 속에서 살았지만 그의 삶은 행복한 삶이였고 멋진 삶이였습니다.

이태석 신부가 살았던 톤즈에 가보면 아직도 소외된 사람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세계를 돌아보면 훨씬 더 많겠지요.
보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의 나눔을 통해 행복한 세상으로 함께 갈 수 있으면 합니다.

유가족 대표

이태영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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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눌 것이 없는 것만 같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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